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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우리가 잘 모르는 소득분배의 현실!

by 월드89 2022. 7. 3.

분배의 문제를 다룰 때 소득의 분배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적 복지의 분배이며 따라서 소득뿐 아니라 소비수준이나 재산같이 경제적 복지와 관련이 있는 모든 것의 분배 상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단지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쉽고 경제적 복지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는 의미에서 소득분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공평한 분배의 문제

한 경제에서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의 경제적 복지를 누릴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그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데요. 생산된 거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불공평하게 나누어져 기분적인 의식주마저 해결하기 힘든 사람들이 생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평한 분배가 효율적인 배분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평한 분배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다시 말해서 어떻게 분배된 상태가 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몫을 나누어 주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공평한 분배일까요? 사람마다 능력이 다를 뿐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의 정도에도 차이가 있는데 말이죠. 만약 사람들 사이에 차등을 둔다면 어떤 기준에 의해 어느 정도 차등을 두는 것이 공평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공평한 분배에 관한 우리의 의문은 끝없이 이어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공평한 분배가 무엇인지를 한마디로 잘라 말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마다 무엇이 공평한 분배를 뜻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공평성의 문제는 가치판단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평한 분배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기 힘든 상황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현재의 경제학에서 주로 논의되는 것은 효율적인 자원배분의 문제입니다. 이에 비해 공평한 분배의 문제에 대해 보이는 관심은 매우 미미한데요. 이와 같은 상황이 바람직한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렇게 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공평성의 문제는 가치판단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치판단의 문제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경제학자들의 입장에서는 공평성의 문제가 아마도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경제학자들이 불편하게 느낀다고 해서 공평한 분배의 문제를 우리의 관심 밖으로 놓아둘 수는 없습니다. 무관심한 상태로 놓아두기에는 분배의 문제가 너무나 큰 중요성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니까요. 공평한 분배를 실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원마저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바로 이런 시각에서 분배의 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능별 소득분배와 계층별 소득분배
분배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분배라는 말이 나오면 사람들은 소득분배를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소득분배도 물론 중요하지만 소득 그 자체의 분배 상태가 아니라 경제적 복지의 분배 상대의 중요성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복지의 수준은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득의 분배 상태를 보고 경제적 복지의 분배 상태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편법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소득의 분배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생각이 깔려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한 경제의 소득분배는 기능별 소득분배와 계층별 소득분배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능별 소득분배란 경제 전체의 소득이 각 예산 요소 사이에서 어떻게 나누어지는지의 관점에서 분배를 파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국민소득이 임금, 이자, 이윤, 지대 등으로 나누어지는 몫이 각각 얼마인지를 보는 것이 바로 기능별 소득분배인 것입니다.
특히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국민소득 중에서 임금소득이 차지하는 비율, 즉 노동 소득분배율입니다. 가난한 노동자들이 임금소득을 얻고 부유층은 주로 이자나 이윤과 같은 자본소득을 얻는 상황에서 기능별 소득분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복잡한 경제에서는 이와 같은 도식적 구분이 점차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임원이 받는 연봉은 임금소득이 분명하지만 그들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실제로도 그들은 절대 가난하지 않으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요즘처럼 주식이나 코인을 소유한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별로 부유하지 않은 사람도 자본소득의 일종인 배당금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제는 노동자들도 단순히 임금소득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소득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계층별 소득분배는 소득이 가장 큰 사람부터 차례로 배열했을 때 각 소득계층에 돌아가는 소득의 몫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부유한 10%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그다음 10%의 사람들은 몇 퍼센트를 차지하느냐를 보는 방식으로 분배 상태를 파악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가난하고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소득이 어떤 비율로 나누어지는가를 보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소득분배라고 할 때 흔히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계층별 소득분배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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