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별의 의미
똑같은 상품인데 소비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이 적용되는 경우를 본 적 있나요? 예를 들면 영화관에서 학생 할인을 해주는 것이 그런 경우에 속하겠네요. 영화관에서는 학생을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만 가격을 저렴하게 해주는 걸까요?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저렇게 호의를 베풀었을 때에도 이윤이 발생하니까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처럼 소비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것을 가리켜 가격차별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독점기업이 이윤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 똑같은 상품에 대해 몇 가지 다른 가격을 받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완전경쟁시장을 제외하면 어떤 형태의 시장에서든지 이와 같은 가격차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독점 시장에서 그 사례를 자주 발견할 수 있는데요. 가격차별이 이뤄지고 있는 독점 시장을 차별 독점, 가격차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독점 시장을 순수독점이라 합니다. 차별 독점과 순수독점을 구분할 수 있겠죠.
현실에서 가격차별은 각 소비자마다 서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몇 개의 집단으로 나누고 각 집단마다 다른 가격을 매기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거든요. 그렇다면 상품 판매자는 소비자들을 어떤 기준에 의해 구분하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소비자를 구분하는 기준의 핵심은 상품에 대해 지불할 용이가 있는 금액의 많고 적음이 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를 갖는 소비자들과 낮은 가격만 지불할 용의를 갖는 소비자들로 구분하는 것이 가격차별의 핵심인 것이죠.
자 그럼 각 집단에 어떤 가격을 메기느냐, 즉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격차별을 하느냐 하는 것인데요. 사실 이 문제의 답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를 가진 소비자들의 집단에는 높은 가격을 매기고, 낮은 가격만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낮은 가격을 매기는 것이 가격차별의 요령입니다. 앞서 봤던 영화관의 예에서 학생들이 낮은 가격만 지불할 용의를 갖는 소비자들도 간주되어 낮은 가격으로 적용받게 된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작은 소비자일수록 더 높은 가격을 낼 용의를 갖습니다. 가격탄력성이 적다는 것은 가격이 올라가도 수요량을 별로 줄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반면에 가격탄력성이 크다는 것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수요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가격탄력성이 큰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낼 용의를 갖지 않은 사람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판매자는 이 점을 이용해 가격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비자 집단에 대해 할인을 해주는 형태로 가격차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판매자가 원한다고 해서 언제나 가격차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예를 들어 모든 소비자들이 동질적이라면 가격차별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가격차별을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을 그 특성에 따라 두 개 이상의 다른 집단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우선 충족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에는 독점기업이 각 소비자의 특성을 쉽게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충족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가격이 낮은 시장에서 상품을 구입해 가격이 높은 시장으로 가서 되파는 행위를 막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재판매가 가능하다면? 가격이 높게 매겨져 있는 시장에서는 상품이 전혀 팔리지 않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의 가격차별
앞서 영화관에서의 가격차별을 언급했는데요. 이렇게 특정 계층에 속하는 소비자들에게 할인을 해주는 것은 명백하게 가격차별을 실시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조금만 신경 쓰면 그와 같은 할인 정책에 가격차별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격차별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살펴보지 않는 한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가격차별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가격차별이 아닌 것 같이 보여도 실제로는 가격차별의 효과를 내는 판매 전략의 예로 백화점 세일을 들 수 있습니다. 백화점에서 일 년에 몇 번씩 실시하는 세일. 세일 소식을 들으면 백화점을 가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세일도 알고 보면 가격차별을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며칠만 더 기다리면 20% 저렴한 가격에 가방을 살 수 있는데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높은 가격을 낼 용의를 갖고 있는 사람인데요. 반면 세일만을 기다렸다가 사는 사람들은 높은 가격을 낼 용의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 역시 항상 세일만을 기다렸다가 사는데요. 세일은 이 두부류의 소비자들이 가격 할인의 비율만큼 다른 가격을 내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 주위를 잘 살펴보면 가격차별이 생각보다 흔하게 행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격차별의 효과를 내는 것들이 상당히 많은데 흥미로운 점은 겉모습만 봐서는 가격차별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럴듯한 이유에서 가격에 차등을 두는데 실제로는 가격차별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죠. 가격차별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산업으로는 항공 산업을 들 수 있습니다. 똑같은 구간에 똑같은 비행이라도 조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심지어 편도 요금이 왕복 요금보다 비싼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복잡한 요금 구조는 가격차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탑승객들의 여행 목적과 소득수준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지불한 용의를 갖는 금액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기 위해 요금 구조가 다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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